오늘로서 최근 한 달 동안 봤던 두 번의 토익 시험과 두 번의 텝스 시험 결과가 모두 나왔다.
대학원을 가려는 나로서는 공인어학성적이 원서 접수 전에 반드시 필요하다.
지금 인턴 중인 서울대학교를 포함하여 대다수의 학교에서 토익(730? 고고익선인 것 같다) 혹은 텝스(327이상이면 전부 해결) 성적을 요구한다. 서울대학교 대학원을 가려면 텝스를 좀 더 해서 점수를 12점 올려야하지만, 토익으로 대체 가능한 학교에 갈 계획이고 영어보다 수학이 조금 더 급하고, 하고 싶기 때문에 텝스 점수는 우선 저 정도로 만족하려한다.
사실 부끄러운 얘기지만, 수능이 끝난 이후 제대로 된 영어공부는 커녕, 그 흔한 토익도 한 번 봐본적이 없었다.
군대에서 사수가 GRE 공부하는 것을 보고 자극을 받아, 토익 단어장을 사서 매일 Day 한 개씩 노트에 적긴 했지만, 그 마저도 암기라기보단 필기에 가까웠고 하루 루틴처럼 그냥 반성문마냥 받아적기만 했다.
사실 영어는 나에게 불필요한 공부였다.
코딩을 시작한지 얼마 안 되었을때는 영어를 해야 할 필요성도 잘 느끼지 못했고, 그 시간에 코딩을 좀 더 하는게 이득이라고 생각했다.
다만 최근들어 어려운(최신) AI 논문들을 많이 읽고, 한국어로 된 자료 중 내가 찾는 내용이 거의 없음을 느낄 때 마다 영어의 필요성을 실감하는 중이다.
그렇다고 이제와서 영어 공부를 따로 시작하자니 내가 벌려놓은, 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았다.
결국 선택한 방법은 최대한 논문이라도 번역기 쓰지 말고 모르는 단어는 찾아가며 해석하며 읽자는 것이였고, 시간은 번역해서 읽을 때 보다 거의 배로 걸렸던 것 같다.
그래도 논문을 읽을때 영어 그대로 읽으니 좋은 점도 꽤 많았는데,
우선 같은 분야의 논문을 많이 읽다보니 그 분야의 영어 표현은 논문을 20편 정도 읽으면 대부분 알 수 있다. 물론 논문마다 조금씩 표현 방식이 다르거나 새로운 단어가 나올 수 도 있지만, 흐름만 잘 파악하면 대충 이런 의미겠거니~ 하고 쉽게 이해할 수 있다. 무엇보다 영어를 한국어로 번역했을때 더 어색한 표현도 꽤 많은데, 예를들어 내가 관심있는 생성모델 분야의 경우 noise conditional denoising process와 같은 단어는 번역기를 써서 한국어로 이해하려면 더 헷갈린다. 영어 그대로 논문을 읽다보면 이러한 표현들에도 익숙해지고, 관련된 강의를 듣더라도 좀 더 이해하기 수월한 것 같다.
또 영어 성적의 향상도 큰 장점인 것 같다. 사실 공인어학시험을 이전에 봐 본적이 없어서 성적 향상이라고 말하기는 애매하지만, 수능 영어 2등급을 받던 학생이 영어 공부를 5년 동안 안 하다가 갑자기 토익 870점을 받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. 토익 870점이 당연히 높은 점수도 아니고 훨씬 더 영어를 잘하시는 분들도 많지만, 영어공부를 따로 시간내서 할 수 없는 AI를 공부하는 대학생 입장에서, 영어 그대로 논문 읽기는 분명 시간을 아낄 수 있는 좋은 대안이라고 생각한다.
지난 한 달 동안 퇴근하고 한 시간 ~ 한 시간 반 정도씩 영어공부를 한 것 같다.
해커스 텝스 프리패스를 지난학기에 샀지만, 독해와 청해는 아직도 새 책이고, 문법만 강의의 90퍼센트 정도 들었다.
문법을 선택한 이유는 토익과 텝스 모두에서 공통으로 먹힐만한 강의가 문법강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. 텝스 문법이 생각보다 쉬워서 좀 비효율적인가..?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, 헷갈리던 문법을 정리할 수 있었기에 좋은 선택이라고 믿어야겠다. 좀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엄청 좋은 성적을 받아놨어야했나 .. 하는 생각도 들지만 얼른 나를 기다리고 있는 수학공부와 연구들을 먼저 해야하기 때문에, 영어는 당분간 다시 미뤄둬야겠다.
그래도 올 해 안에 다시 봐 볼 것이다!
(나와 같이 인턴하는 친구는 텝스점수가 490이다 .. 미친)
참고로 거의 없을 것 같지만, 토익을 안 봐 본 사람을 위한 한가지 꿀팁은 LC때 "이미 놓친 문제를 다시 고민하지 말자"이다. 이 원칙만 지켰는데, 1주일만에 200점이 올랐다 .. ㅎㅎ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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